바람에 날리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침이다.
아침 기상을 알리던 알람 시계는 이제 그 의미를 잃었다.
잠결에 출근을 재촉하던 알람 소리인 줄 착각하며 벌떡 일어났다.
오늘은 토요일. 더 이상 출근은 없다.



모든 알람을 꺼야 해. 내 마음대로 일어나기 해보자. 뭐 어떨까?.



어제는 재난부서에서 호우주의보 관련 출동 명령을 전하는 문자가 왔다.
출동명령에 야무지게 No.라는 의미를  던져본다. 난 민간인이다.
공노비는 호우주의보나 호우경보 시, 담당구역에 보초를 서고 명령에 따라 차량통제를 한다.
낮이든 밤이든 토요일이든 일요일이든 가리지 않고 문자는 날아온다.
눈이 많이와도 마찬가지고, 산불이 나도 동원령은 가동된다.
이제 해방이다. 두 발목의 무한노동 족쇄는 사라졌다.



베란다의 빨래가 절레절레 도리질을 한다.
넌 이제 아냐라며 이야기하듯.
비 피해가 없기를. 인사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산허리에 걸린 비구름이 바람을 타고 빠르게 이동을 한다.
바람은 잦아들고 차분히 내리는 비를 보니, 곧 그치리라.
내 마음의 비도 자자들기를.



“엄마 오늘 영화 보러 가자. 상영시간 4시로 끈을께”
“그래”라면 마른 응답을 해 본다.
차가워진 심장에 그녀와의 영화 데이트라는 온기를 불어넣는다
‘베테랑 2’가 영화관에 걸렸다고 한다. 유아인의 연기가 신들린듯했던.
그녀가 유아인은 가고 그 자리를 정해인이 멋지게 채워줬다며, 짧은 포스팅을 한다.
가버린 그의 연기를 한동안은 볼 수 없으리라. 난 그의 연기가 좋다.



마약을 선택한다는 건 마음은 물론 몸을 처절히 무너지게 한다.
건강상담 시, 마약환자은 치료 목적으로 받아주는 전문기관을  찾기가 정말 힘들다.
대부분은 마약전문 정신병원인데, 병원도 마약환자를 가려서 받고 중증은 꺼린다.
환자가 거짓말이 일상이라 치료가 더디고, 재발률이 너무 높다.
병원에서 입원권유를 해도 환자들은 거부한다.
본인이 거부하면 강제할 수 없는 정신장애인 인권법이 강력히 살아있다.
그러면 방법이 없다. 그래서인지 경계성 장신장애인이 우리 옆집에 앞집에 버젓이 살고 있는 거다.
그들이 일본도로 망치로 Acting을 할 때까지 경찰도 소방도 정신복지센터도 꿈쩍하지 않는다.



마약치료센터는 지방은 거의 전무하고, 경기수도권까지는 가야 한다.
지자체의 정신복지센터는 알코올은 물론 마약을 상담하지 않는다.
그런 재원도 역량도 뒷받침되지 않는다.
우울이나 스트레스 검사정도와 이야기 들어주기 정도로 보면 된다.



연예계의 화려함과 뒷면의 어두움은 세트메뉴처럼 따라다닌다.
선택은 자유다. 그러나, 그 선택에 따른 책임도 따라온다.
문제는 아무리 찾아봐도 마약을 제대로 치료해 줄 곳이 없다는 거다.



선택자는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슴이 된다.
판단해야 하는 뇌는 무너져 있고, 신경자극은 더 이상 전달하지 않는다.
생각상자가 멈췄으니, 빠져나올 생각도 못하는 것이다.
그러다 몸의 장기가 하나 둘 녹아 내리고, 종국엔 그 기능을 안 한다.
그러면 끝이다.

그쪽으론 눈도 돌리지 말자.
선택하는 순간 파국이다.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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