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스위치를 켜라. 오늘도 삶은 진행 중이다.’
또 하루는 시작되고 내 인생 최고의 날은 시작되었다.
내 삶 중 가장 아름답고 예쁘고 향기로우리니.



‘개소리다.’ 삶은 귀찮고 치열함의 연속이다.
‘내가 출근을 안 한다고 해서 일이 없는 게 아냐.’
오늘의 미션 ‘아침 학교 가는 딸내미를 위한 김밥 한 줄 챙겨주기.’
책상 위의 글쓰기용 키보드를 두고, 주방 스위치를 켜고 둥그런 도마를 꺼낸다.



말은 쉬우나, 김밥 싸기는 최소 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머릿속 레시피에서 김밥재료들이 뒤엉키고, 뻣뻣한 손가락은 칼조차 떨어 뜨리기 일쑤다.
손은 전날 짠 음식을 먹어서인지, 여지없이 굳어서 움직이질 않는다.
두 눈이 부어오르는 것도 함께다. 그러나, 짠짠한 음식들이 맛나다.
스팸을 물에 삶아 짠기를 우려내고, 신김치를 볶고, 오이를 슬라이스 치고, 계란지단을 부친다.
여기에 유기농 상추를 곁들인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는 조촐한 아침용 김밥에 딱이다.
아무튼 내 맘대로 재료에 김밥용 김으로 제대로 된 김밥을 2줄을 말아본다.
아직도 손가락은 깨어나질 않는다. 그만 일어나라. 마야.
혹여 나하여 구워놓은 김으로 몇 줄을 더 말아본다. 더 먹으려나 하여.



“먹어라, 먹고 가야 해. 책 읽는 뇌는 당이 필요하다. 안 그럼 머리 아파. 밥 달라고.”
추임새를 보탠다. 그제야 마음에 평온이 온다.
내 엄마스러움이 살아있음을 느끼는 거지.



젠장, 스위치는 꺼질내야 꺼질 수가 없다. 모든 걸 놓아버린다는 건 혼자일 때 가능하다.
그래서, 누군가는 곁을 두어야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런가?.
아들의 고요한 숨소리가 ’ 나도 곁에 있어요 ‘한다.


어제 몰아보기를 한 드라마 덕분에 오늘은 아침 산책을 하지 않았다. 또, 무너진다.
내 일주일 중 작심삼일!. 뛰어라 뛰어. 마야!. 할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본 뒤엔 램수면에서 깨어나는 뇌는 각성이 더디다.
어제 오후 내내 침대와 한 몸이던 덕분에 근육과 함께 지방세포까지 늘어졌다.
주황색 경고등이 들어온다. 내가 어떻게 만든 몸인데.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음을. 잊지 마라. 마야.



창밖에 모처럼 아침햇살이 밝게 빛난다. 어서 나와서 날 만나러 오라 한다.
일단, 문을 열고 나가라. 부서지는 햇살과 신선한 공기를 폐에 가득 담아라.
김밥김을 사 와서 남은 김밥재료를 마저 해결해야 한다.



오후엔 도서관으로 간다. 난 도서관 책 중독이다.
또 하나의 도전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만성질환 건강교육을 하던 내가 입으로만 하던 강의를 몸과 함께 해 보려 한다.
몸으로 표현하는 작업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꾸준히 나를 긴장시켜야 한다.
잠시라도 연습을 느슨하게 하면 몸은 바로 신호를 보낸다.
게으름으로 그려지는 몸짓은 색을 바라고 선은 흐려진다.
그러나, 흐르는 땀으로 완성도가 올라가는 몸짓에서 성취감은 배가 된다.
느려진 심장은 제 리듬을 찾아 다시 뛰고, 흐르는 땀 속에서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걸로 충분하다.
삶의 반을 남이 써 놓은 시나리오 속에 남을 위해 살아왔다.
이제 내 시나리오를 쓰려한다. 뭐 어떨까? 내 삶이다.



스포츠지도사 2급 필기에 도전 중이다. 기출문제집을 먼저 풀어볼 생각이다.
평균 60점 이상이고 40점 과락이 없어야 한다.
남의 시선을 관심 없다. 그저 나만 바라볼 뿐, ’할 수 있다.‘ 주문을 걸어본다.
몇 개나 맞힐 수 있나?. 그건 봐야 알 듯.
요즘따라 운동수업 중에 나에게 가르쳐 달라는 친구들이 늘었다.
그저 동작만 보여줘 본다. 그러나, 나도 어떨 땐 순서조차 못 외우는 부분과 만난다.
그러면 가르칠 수 없다. 몸이 알 때까지 그저 반복만이 정답이다.
완전히 순서를 모르면 전달력에는 문제가 있고, 자신감이 떨어진다.
선생님은 기본자세는 영상을 계속 봐야 한다고 하신다.
기본자세와 자세의 명칭은 외워야 한다. 그게 기본이므로.
정신 차리고 순서부터 외우자.



나는 남 앞에 서서 강의하는 걸 무서워하진 않는다.
하지만, 몸으로 부딪혀서 가르치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다.
몸으로 마음으로 잘 다가가서 가르치는 방법, 그 또한 배워야 한다.
일단 시작을 했으니, 끝을 보자.
가서 보다만 문제들을 오늘 다 봐야 할 듯하다.
집은 책이 펼쳐지지 않으니. 문을 열고 나가야 한다.
에너지를 끌어내라.
할 수 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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