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 담장에 위치한 정류장에서 7시 38분 첫차를 탄다.  버스는 더디게 움직여, 37분여 만에 안목카페거리로 도착한다.
가로수까지 소나무다. 끝없이 이어지는 굵은 소나무 군락지가 여긴 강릉이라 한다.
나는 소나무가 좋다. 그가 품어내는 솔향이 너무 좋다.



오늘은 저녁 운동일정을 고려하여 기차로 움직이려 한다. 울 딸내미 “엄마 일정이 힘들다”한다.
강릉역에서 서울역으로, 서울역에서 동대구역로.  다시 운동을 위해 학원으로. 맞네. 바쁘다.
이동 중에도 글을 써 볼 예정이다. 가능하기를.
이번 강릉 가는 길의 셀렘은 모처럼 느끼는 감정이다.
혼자 뭔가를 해내고 있다는 성취감이 함께 온다.
아들은 어제의 이동일정을 두고 기차를 탔어야 한다며 ‘돈으로 시간과 건강을 사야 한다.‘ 며 잔소리를 한다.



시내버스에서 꾸벅꾸벅. 종점에 위치한 안목카페거리는 적당히 졸기에 안성맞춤이다.
마지막 종점에서 어르신과 한분과 함께 내린다. 혼자가 아니다.
아침을 여는 씩씩한 걸음은 어르신이 나보다 더 활기차다.



강릉의 바다는 잔잔하고 나 강릉 파도 다하는 듯하다.
감히 맨발로 달려들지 못하도록. 거칠지만 안정적이다.
하루를 준비하는 해변의 청소 손길이 분주하다.
안목해변은 현재 아침 청소 중.

바닷속에 쌍으로 꼳혀있는 자그마한 바위가 서로의 외로움을 어루만지는 듯하다.
스벅의 차창가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와 쉼을 누려본다.

강릉 안목해변 스타벅스 2층에서

강릉역에 11시 30분 출발 예정.  1시간 30분 남았다.
시간이 여기에 멈추기를. 엉켜진 머릿속이 비워진다.
눈이 부신다. 비타민 합성을 위한 일광욕은 충분할 듯.
나는 지금 창밖의 해변을 바라보며, 비타민 합성 중.
행복하다.

수 차례 서울역을 지나쳤는데, 이 아이는 처음이다.  철도기점. 여기는 서울역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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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떠나 보는 강릉여행.
강릉은 나의 버킷 리스트 중에 하나다.
아침 7시 드디어 현관문을 열고 혼자만 떠나는 첫 여행을 시작한다.
아침 공기가 쌀쌀하여 여름용 반팔은 추워 보인다.
대구에서 경산으로 지하철로 이동 후, 영남대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강릉으로 출발한다.
포항을 경유 영덕 삼척으로 거꾸로 올라가는 경로를 잡았다.
혹여나 가끔씩 만나는 바다를 기대하며.
8시 5에 첫차가 출발이라더니, 시각은 15분을 넘기고 있다.
실외 고속버스는 말이 고속이지, 여섯 곳 이상의 정류장을 정차한다.
완행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어쨌든 선택을 했으니 가보자.
부서질 듯 햇살은 환하고 하늘에 뭉게구름도 바람이 타고 여행 중이다.
직접 운전을 하지 않고, 그저 앉아서 즐기는 여행. 이 또한 새롭고 편안하다.
새로운 경험들은 설렘반 두려움 반 묘하게 섞여 있다. 약간의 멀미는 감수한다.
창밖으로 아침을 여는 가게들의 분주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어제 카페에서 커피를 많이 마셔서 인지, 나는 잠을 통 이루지 못했다.
모자란 잠을 청해 본다. 달리는 버스에 몸을 맡긴 채.
경산 IC를 빠져나오는 버스는 더 빠르게 달리기를 시작한다.
나도 덩달아 잠 속으로 빠르게 빠져 든다.



영덕을 지나 울진 삼척 강릉에 이르기까지 주요 시외버스 터미널을 쉼 없이 들렀다.
중간에 쉬는 시간 20분씩 두 번이 더하여졌다.
내가 예상했던 시간보다 1시간 반 내지 2시간이 더 지체 됐다.
역시 시간은 돈으로 사야만 한다. 엉덩이에 뾰루지가 생길 듯하다.
서울역 경유 강릉역을 통한 노선이 시간으로는 최단거리다. 경비는 두 배가 더 든다..



오죽헌 바로 옆에 위치한 오죽 한옥마을.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한옥의 건축미을 제대로 살려 지어진 듯하다.
온돌로 예약을 했다.
그러나, 아픈 허리를 생각하여 침대 방으로 업그레이드를 한다.
나를 위한 선물. 뭐 어떨까?.
오늘은 28년을 쉼 없이 일하고 난 뒤, 나에게 주는 첫 선물이다.



마치 미니 전통마을을 연상케 한다. 입구 옆에 자리한 안내소에서 체크인을 한다.
야무지게 환기를 시킨 뒤, 고즈넉한 한옥의 전통미에 빠져본다.
문은 문풍지와 일반창 방충망까지 3중으로 단열을 도와주는 형태다.
가로로 길게 늘어진 거실의 창은 환기력을 배로 증가시킨다.
옛날의 미니 쪽문을 흉내 낸 상하 창은 나무 지지대를 두어, 예스러움을 더 한다.
온돌의 따스함과 침대의 현대미가 조화를 이룬다.
옛날 문틀모양의 거실 테이블이 있고, 그 위에 두터운 유리를 올린 것은 첫인상에 강하게 남아 있다.
문풍지로 전해지는 방을 둘러싼 소나무향과 천정에 꽉 채워진 통나무 내음이 정겹다.
정원엔 잔디가 잘 정돈되어 있고, 길을 안내하는 돌길마저 따스하다.
한가운데 자리 잡은 커다란 정자도 운치 있다.



옆에 위치한 오죽헌을 한 바퀴 돌고 나니, 시장기가 몰려온다.
아쉬운 것은 주변에 흔한 편의점 하나가 없다.
내가 입점해야 할 듯하다. 하긴 여긴 유동인구가 너무 없다.
관광객만 보고 장사를 하기엔 입지가 나쁘다.

아무튼, 목도 마르고, 배도 고픈데, 그나마 입구에 위치한 유일한 음식점도 화요일엔 휴무다.
터벅터벅 걸어 나와 버스정류장에서 중앙시장으로 가는 300번 버스를 탄다.
손이 떨려온다. 당뇨환자처럼. 이러다가 쓰러질 듯.
중앙시장에 도착하여 그저 사람 많아 보이는 장칼국수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알고 보니 어딘가 TV에서 방송을 나왔단다. 시원한 국물이 예술이다.  
근데 김치가 금치라더니, 배추김치가 아니라 양배추 김치다.
하지만, 그 또한 아삭아삭하니 맛도 좋다. 가격도 3,000원이다.
가성비 끝판왕이다.



강릉 100선 책에서 읽었던 중앙시장 닭강정을 샀다. 맛나다고 했던 걸로 기억해서.
옆 골목으로 돌아서자, 여행 유튜버 빠니가 와서 먹었다는 빠니 새우튀김, 강정들이 있다.
기다리는 줄이 끝이 없다. 새우튀김 8개에 만원이다.
그냥 눈을 질끈 감아본다. 난 지금 배가 부르다.
역시 식사 후에 장을 보면,  과소비를 하지 않는다.
홈플러스에서 맥주와 치즈, 포도, 음료수를 사고 돌아온다.
돌아오는 버스는 200번이다. 이젠 익숙하다.

하루 만에 버스 안의 어르신의 강릉 사투리가 친근하게 여겨진다.

이제 그만 씻고, 자야 할 듯하다. 배도 부르고 급 피곤함이 밀려온다.
오늘은 여기까지.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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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스위치를 켜라. 오늘도 삶은 진행 중이다.’
또 하루는 시작되고 내 인생 최고의 날은 시작되었다.
내 삶 중 가장 아름답고 예쁘고 향기로우리니.



‘개소리다.’ 삶은 귀찮고 치열함의 연속이다.
‘내가 출근을 안 한다고 해서 일이 없는 게 아냐.’
오늘의 미션 ‘아침 학교 가는 딸내미를 위한 김밥 한 줄 챙겨주기.’
책상 위의 글쓰기용 키보드를 두고, 주방 스위치를 켜고 둥그런 도마를 꺼낸다.



말은 쉬우나, 김밥 싸기는 최소 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머릿속 레시피에서 김밥재료들이 뒤엉키고, 뻣뻣한 손가락은 칼조차 떨어 뜨리기 일쑤다.
손은 전날 짠 음식을 먹어서인지, 여지없이 굳어서 움직이질 않는다.
두 눈이 부어오르는 것도 함께다. 그러나, 짠짠한 음식들이 맛나다.
스팸을 물에 삶아 짠기를 우려내고, 신김치를 볶고, 오이를 슬라이스 치고, 계란지단을 부친다.
여기에 유기농 상추를 곁들인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는 조촐한 아침용 김밥에 딱이다.
아무튼 내 맘대로 재료에 김밥용 김으로 제대로 된 김밥을 2줄을 말아본다.
아직도 손가락은 깨어나질 않는다. 그만 일어나라. 마야.
혹여 나하여 구워놓은 김으로 몇 줄을 더 말아본다. 더 먹으려나 하여.



“먹어라, 먹고 가야 해. 책 읽는 뇌는 당이 필요하다. 안 그럼 머리 아파. 밥 달라고.”
추임새를 보탠다. 그제야 마음에 평온이 온다.
내 엄마스러움이 살아있음을 느끼는 거지.



젠장, 스위치는 꺼질내야 꺼질 수가 없다. 모든 걸 놓아버린다는 건 혼자일 때 가능하다.
그래서, 누군가는 곁을 두어야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런가?.
아들의 고요한 숨소리가 ’ 나도 곁에 있어요 ‘한다.


어제 몰아보기를 한 드라마 덕분에 오늘은 아침 산책을 하지 않았다. 또, 무너진다.
내 일주일 중 작심삼일!. 뛰어라 뛰어. 마야!. 할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본 뒤엔 램수면에서 깨어나는 뇌는 각성이 더디다.
어제 오후 내내 침대와 한 몸이던 덕분에 근육과 함께 지방세포까지 늘어졌다.
주황색 경고등이 들어온다. 내가 어떻게 만든 몸인데.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음을. 잊지 마라. 마야.



창밖에 모처럼 아침햇살이 밝게 빛난다. 어서 나와서 날 만나러 오라 한다.
일단, 문을 열고 나가라. 부서지는 햇살과 신선한 공기를 폐에 가득 담아라.
김밥김을 사 와서 남은 김밥재료를 마저 해결해야 한다.



오후엔 도서관으로 간다. 난 도서관 책 중독이다.
또 하나의 도전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만성질환 건강교육을 하던 내가 입으로만 하던 강의를 몸과 함께 해 보려 한다.
몸으로 표현하는 작업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꾸준히 나를 긴장시켜야 한다.
잠시라도 연습을 느슨하게 하면 몸은 바로 신호를 보낸다.
게으름으로 그려지는 몸짓은 색을 바라고 선은 흐려진다.
그러나, 흐르는 땀으로 완성도가 올라가는 몸짓에서 성취감은 배가 된다.
느려진 심장은 제 리듬을 찾아 다시 뛰고, 흐르는 땀 속에서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걸로 충분하다.
삶의 반을 남이 써 놓은 시나리오 속에 남을 위해 살아왔다.
이제 내 시나리오를 쓰려한다. 뭐 어떨까? 내 삶이다.



스포츠지도사 2급 필기에 도전 중이다. 기출문제집을 먼저 풀어볼 생각이다.
평균 60점 이상이고 40점 과락이 없어야 한다.
남의 시선을 관심 없다. 그저 나만 바라볼 뿐, ’할 수 있다.‘ 주문을 걸어본다.
몇 개나 맞힐 수 있나?. 그건 봐야 알 듯.
요즘따라 운동수업 중에 나에게 가르쳐 달라는 친구들이 늘었다.
그저 동작만 보여줘 본다. 그러나, 나도 어떨 땐 순서조차 못 외우는 부분과 만난다.
그러면 가르칠 수 없다. 몸이 알 때까지 그저 반복만이 정답이다.
완전히 순서를 모르면 전달력에는 문제가 있고, 자신감이 떨어진다.
선생님은 기본자세는 영상을 계속 봐야 한다고 하신다.
기본자세와 자세의 명칭은 외워야 한다. 그게 기본이므로.
정신 차리고 순서부터 외우자.



나는 남 앞에 서서 강의하는 걸 무서워하진 않는다.
하지만, 몸으로 부딪혀서 가르치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다.
몸으로 마음으로 잘 다가가서 가르치는 방법, 그 또한 배워야 한다.
일단 시작을 했으니, 끝을 보자.
가서 보다만 문제들을 오늘 다 봐야 할 듯하다.
집은 책이 펼쳐지지 않으니. 문을 열고 나가야 한다.
에너지를 끌어내라.
할 수 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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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마지막 휴가를 나왔다. 이번에는 짧다. 저번엔 6일은 있었는데.
밤새 친구들과 게임 속 세계에서 팀으로 서바이블을 즐기던 아이는 자기 방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다.
요즘은 군에서 휴대폰 쓰는 시간도 늘고 하여 많이 자유롭다고는 하나 게임은 외출이나 외박 아니면 못 한다.
다음 달이면 전역을 앞두고 있는데, 돌아와서 어찌 생활할지 걱정만 앞선다. 잘 알아서 하리라.
내년에 복학을 하면 다시 기숙사로 올라가야 한다.  
가기 싫어 흔들릴 눈빛과 몸짓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이젠 성인이고 어른 내음이 많이 나서, 의연하게 대처하리라. 믿어주기만 하면 그뿐.
그저 곁에 있어주면 된다. 손을 내밀면 잡아줄 준비를 하자. 그러면 된다.



이틀간 계속된 폭우는 일요일 아침공기와 함께 사라졌다. 언제 폭우가 왔었냐는 듯.
넘쳐버린 빗물로 냇가의 얕은 돌다리는 건널 수가 없다.
늘 가던 길은 막히고, 새로운 길을 도전하는 마음은 낯설다.
경사진 냇물은 작은 폭포를 생각나게 한다. 역시 개울엔 물이 많아야 제 맛이다.
산허리의 회색구름은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갔다.  눈동자에 개운함이 시야를 넓혀준다.
폭우는 먼지 쌓인 차를 씻어주고, 집도 풀도 산도 목욕을 시켰다.
길가에 핀 나팔꽃이 명도차가 선명하게 난다. 한층 젊어졌다.
하천을 따라 길게 늘어진 버들가지가 살랑살랑 자태를 자랑하며 어느 때보다 시원한 느낌을 준다.
도시의 오염수가 희석되어서 인지 물 내음마저 상쾌하다.



어제는 아들이 역으로 온다기에 폭우를 뚫고, 차로 마중을 나갔다.
제대하기 전 마지막 휴가다. 개인짐을 빼야 한다면서 그동안 불어난 책을 가방 가득 지고 왔다.
며칠 전 휴가를 오면 군인마트에 가보자면서 아들은 내 증명사진과 가족관계증명서를 달라고 했다.
“엄마만 갈 수 있어.”한다. 폭우를 뚫고 마트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제때 차선을 바꾸지 못해, 유로도로로 접어든다. 울아들 아무 말이 없다.
”그럴 수 있지. 괜찮아. “한다. 돌아서 오면 그뿐.
마음이 더 많이 너그러워졌다. 어른냄새가 진하게 전해 온다.
굽이굽이 꽁꽁 숨어있는 군인마트는 진짜 군인가족만 사용한다.
‘오성마트’ 처음에 오성회관인줄 알았는데,  오성회관 뒤에 위치하여 은폐력이 우수하다. 은밀하게.
마트에 들어서니, 여자직원이 반갑게 맞이를 하고 친절히 안내를 한다. 신분확인이다.
군인과 그 직계가족만 이용가능하다. 동생, 누나는 출입불가다.



마트 안은 손님들로 상당히 복잡하고 분주했다. 마감 30분 전이라서 더 서두르고 있는 듯하다.
진열대 위의 물건들이 거의 비어 있다. 인기품목은 오픈런이 필수라고 한다.
할인률은 물건별로 다르다. 화장품이나 건강식품은 작게는 20%, 많이는 30% 이상 싸다.
우유나 요구르트도 너무 싸다. 일찍 왔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역시 정보가 곧 돈이다. 아들이 알려준 군대 쇼핑몰에서 쇼핑을 하긴 했으나, 마트가 가성비가 훨씬 더 좋았다.
국군카드를 사용하면 20% 더블할인 혜택이 있다고 한다.  
아들이 군대에 입대했는가? 무조건 지금 당장 군인마트를 이용하기를 추천한다.
요즘 마트를 가면 카트에 물건을 몇 개 안 담았는데, 계산대에서 계산하다가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물가가 장난 아니게 올랐다. 배추 한 포기가 만원이다.



아들이 제대 전에 2~3번은 더 갈 수 있다. 날자가 넉넉한 생활필수품은 사두어야겠다. 필히.
부지런해야 돈을 줍는다는 말이 이 경우인 듯하다. 마야, 부지런해지자. 할 수 있어.



주방 테이블에 쌀과 우유류, 건강식품, 화장품 등, 장본 것들을 한가득 쌓아 놓으니,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행복이 뭐 따로 있으랴, 오늘의 이 행복감과 자연스럽게 숨 쉴 수 있음에 감사한다.
아들을 군대보넨 엄마들만 누릴 수 있는 호강을 오늘 누려본다. 나는 군인엄마다.
나의 아이들 그 들로 인해 나는 숨을 쉬고, 오늘도 한 발을 내딛을 수 있음을. 감사하다.
사랑을 담은 아이들의 미소 또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나도 함께 따라서 웃어본다. 그저 그렇게.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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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날리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침이다.
아침 기상을 알리던 알람 시계는 이제 그 의미를 잃었다.
잠결에 출근을 재촉하던 알람 소리인 줄 착각하며 벌떡 일어났다.
오늘은 토요일. 더 이상 출근은 없다.



모든 알람을 꺼야 해. 내 마음대로 일어나기 해보자. 뭐 어떨까?.



어제는 재난부서에서 호우주의보 관련 출동 명령을 전하는 문자가 왔다.
출동명령에 야무지게 No.라는 의미를  던져본다. 난 민간인이다.
공노비는 호우주의보나 호우경보 시, 담당구역에 보초를 서고 명령에 따라 차량통제를 한다.
낮이든 밤이든 토요일이든 일요일이든 가리지 않고 문자는 날아온다.
눈이 많이와도 마찬가지고, 산불이 나도 동원령은 가동된다.
이제 해방이다. 두 발목의 무한노동 족쇄는 사라졌다.



베란다의 빨래가 절레절레 도리질을 한다.
넌 이제 아냐라며 이야기하듯.
비 피해가 없기를. 인사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산허리에 걸린 비구름이 바람을 타고 빠르게 이동을 한다.
바람은 잦아들고 차분히 내리는 비를 보니, 곧 그치리라.
내 마음의 비도 자자들기를.



“엄마 오늘 영화 보러 가자. 상영시간 4시로 끈을께”
“그래”라면 마른 응답을 해 본다.
차가워진 심장에 그녀와의 영화 데이트라는 온기를 불어넣는다
‘베테랑 2’가 영화관에 걸렸다고 한다. 유아인의 연기가 신들린듯했던.
그녀가 유아인은 가고 그 자리를 정해인이 멋지게 채워줬다며, 짧은 포스팅을 한다.
가버린 그의 연기를 한동안은 볼 수 없으리라. 난 그의 연기가 좋다.



마약을 선택한다는 건 마음은 물론 몸을 처절히 무너지게 한다.
건강상담 시, 마약환자은 치료 목적으로 받아주는 전문기관을  찾기가 정말 힘들다.
대부분은 마약전문 정신병원인데, 병원도 마약환자를 가려서 받고 중증은 꺼린다.
환자가 거짓말이 일상이라 치료가 더디고, 재발률이 너무 높다.
병원에서 입원권유를 해도 환자들은 거부한다.
본인이 거부하면 강제할 수 없는 정신장애인 인권법이 강력히 살아있다.
그러면 방법이 없다. 그래서인지 경계성 장신장애인이 우리 옆집에 앞집에 버젓이 살고 있는 거다.
그들이 일본도로 망치로 Acting을 할 때까지 경찰도 소방도 정신복지센터도 꿈쩍하지 않는다.



마약치료센터는 지방은 거의 전무하고, 경기수도권까지는 가야 한다.
지자체의 정신복지센터는 알코올은 물론 마약을 상담하지 않는다.
그런 재원도 역량도 뒷받침되지 않는다.
우울이나 스트레스 검사정도와 이야기 들어주기 정도로 보면 된다.



연예계의 화려함과 뒷면의 어두움은 세트메뉴처럼 따라다닌다.
선택은 자유다. 그러나, 그 선택에 따른 책임도 따라온다.
문제는 아무리 찾아봐도 마약을 제대로 치료해 줄 곳이 없다는 거다.



선택자는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슴이 된다.
판단해야 하는 뇌는 무너져 있고, 신경자극은 더 이상 전달하지 않는다.
생각상자가 멈췄으니, 빠져나올 생각도 못하는 것이다.
그러다 몸의 장기가 하나 둘 녹아 내리고, 종국엔 그 기능을 안 한다.
그러면 끝이다.

그쪽으론 눈도 돌리지 말자.
선택하는 순간 파국이다.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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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어땠어?. 근무하면서 속 섞이는 빌런은 없었니?. ”
걱정 가득한 나의 질문에 ㅇㅇ이는 “괜찮았어.”로 씩씩하게 대답한다.
음 하고 머뭇대다가 N. 근무 중 중요 에피소들을 풀어낸다.
“같이 근무하는 선배들이 난이도가 좀 높을 뿐이지.”한다. 00 이는 대학병원 간호사다.
상급기관인 대학병원은 24시간 3교대가 기본이다.
이제 이 년째를 접어들었고, 그동안 동기들의 반 이상은 그만두었다.
말로만 들었던 태움 간호사는 어디에도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 ㅇㅇ이도 만만치 않다.

4년 내내 샤부샤부집 알바를 꾸준히 했다.
어지간한 빌런 고객은 능숙하게 해결하는 내공을 지녔다.
그러면서 4년 중 한 번도 학자금 달라고 한 적 없이, 장학금으로 학업을 마친 별난 아이다.

그러한 그녀가 밤근무를 마치고 퇴근 중이다.
“엄마, 나 마쳤어.”한다.
지금은 아침 여덟 시다.
나는 그저 들어줄 뿐
그녀의 에피소드에 ‘그렇구나. 아하. 저런. ’ 하며 격한 리액션을 해 본다.
지친 그녀의 마음에 내가 곁에 있음이 전해 지기를.

가족 간의 대화는 조심스러워야 한다.
근무 중 동료와의 대화는 지극히 사무적이다.
단순하게 말을 바로바로 응답하고, 감정에 솔직한 사람일수록 대화는 쉽다.
속 마음과 바깥 마음이 거의 같은 거다.
살아 보니 겉으론 웃고 세상 좋은 사람 같아도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일할 때는 아무 말 안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 자신이 불리한 순간에 뒤통수치는 사람도 많다.

그녀의 팀에 그런 오래된 강적들이 2~3명씩이나 있단다.
심지어 뒤에서도 아니고 여럿이 있는 곳에서 말을 생각 없이 쏘아붙이는 빌런들이.
어제 추석연휴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
그녀는 역옆 주차장에서 차에서 쉽게 내리지 못했다.
보네야 하는 내 마음도 미어진다.
그날ㅇㅇ이 Night 근무다.
상태가 괜찮은 환자들이었어야 하는데 빌어본다.
그러고 무심이 난 잠을 잤다.

그래도 그녀의 에피소드는 평소보다는 안정적이다.
항암 환자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며 환자들 걱정을 많이 하지만, 빌런동료들도 어제는 양처럼 온화했단다.
책임간호사는 한 Duty에서 환자의 생명이라는 무게를 오로지 짊어져야 하기에 신경이 곤두서는 게 맞다.
Acting N. 는 그 무게를 가늠하기에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교대근무로 인해 무너진 생체리듬은 반드시 건강한 음식과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숙사생활이고, 근무 후에 돌덩같은 몸은 루틴을 지켜지 못한다.

암환자가 늘고 있다.
그들 또한 무너진 일상에서 시작되었겠지.
먹는 게 건강하지 않으니 몸에 독소는 쌓인다.
그래서 그런지 암은 유전적인 요인보다 음식이나 운동 관리가 안 돼서 발병하는 경우가 흔하다.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군에서도  발병률이 높다는 전문가의 말은 꾀 설득력이 있다.
스트레스 피하고 싶어도 달고 살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걸로 보면 우리ㅇㅇ이는 3교대 근무 너무 오래 안 했으면 좋겠다.
남들 잘 때 자고 남들 일어날 때 일어나서 정시에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일.
몸에 무리가 같지 않는 일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일하면서 즐겁고 그 일로 인해서 지치지 않고 열정에 행복하다면 그뿐인데.
그런 일엔 돈이 안된다. 너무 어렵다.

그녀는 PT를 하러 체육센터로 가는 길이라고 한다.
‘N근무 퇴근길에 운동을 간다고?. 너무 무리하면 안 돼 ‘
하지만 N근무가 끝나도 잠을 쉽게 들 수 없다.
바디 사이클은 아직 일하는 중이고, 일상을 살아가는 도시의 소음이 벽을 비집고, 내 귀에 전해진다.
창밖을 환하게 해가 떠 있어, 안대를 해도 쉽게 잠들 수 없다.
나는 그녀의 말에 의미를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에 근육이 올라오면, 아픈 횟수는 좀 더디게 오는 것 같다.
운동을 즐기는 건 좋은 생각이긴 하다.
“일주일에 최소 두 번은 꼭 갈려고 노력해라 “.라고 응원을 해 본다.

난 운동을 일주일에 4번으로 늘렸다.
운동하러 문밖을 나가는 걸음은 매 순간 한계에 부딪힌다.
그래도 운동하고 난 뒤의 땀 흘리는 상쾌함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그녀도 그동안 공부 하느라 굳어졌던 어깨며 거북목의 자세가 많이 펴졌다.
근육량이 느니, 표정도 활기차다.
건강도 돈이 돼야 얻어진다.  건강이 첫 번째 챙겨야 할 투자다.
자기 관리도 돈이 베이스가 되는 사람이 가능한 거야.
돈이 없으니 먹는 것도 인스턴트를 많이 먹게 된다. 라면, 국수, 빵.
입을 만한 옷이 없으니 외출도 안 하고, 씻지도 않는다.
그러다가 깊은 우울에 빠진다.
그러다 문득 병이 찾아오면 제대로 치료 안 하고 버틴다.
병은 깊어지고 종국엔 손을 쓸 수 없다. 그렇게 삶의 끈을 놓아버린다. 최악이다.

그래서 나와 그녀는 돈 공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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